얼마 전 Orca ADE 사용기를 쓴 뒤 Paseo도 사용해봤습니다. 화면만 보면 둘이 꽤 닮았거든요. 여러 에이전트와 워크스페이스가 왼쪽에 있고, 가운데에서 대화하고, 파일과 diff를 한 화면에서 확인합니다.
저는 Debian 기반 리눅스 데스크톱에 Paseo 데몬을 띄우고 Mac에서 접속했습니다. 처음에는 “이거 집과 회사를 오가며 쓰기 좋겠는데?” 싶었어요. 에이전트가 Mac에서 도는 게 아니라 리눅스 데몬에 남아 있으니 접속하는 컴퓨터만 바꾸면 같은 작업을 이어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며칠 써본 결론은 조금 복잡합니다. 여러 컴퓨터를 하나의 작업 흐름으로 잇는 개념은 마음에 들었지만, 저는 결국 Paseo 안에서도 터미널을 열었습니다. 0.3.0 클라이언트로 올라온 뒤에는 그 터미널 글자까지 심하게 깨졌고요. 지금은 다시 Orca로 돌아갈 생각입니다.

Paseo 공식 사이트가 제공하는 화면입니다. 여러 워크스페이스의 상태, 에이전트 대화, 변경 파일과 diff를 한 창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먼저 결론부터
제가 느낀 핵심은 세 가지입니다.
- 같은 데몬에 여러 컴퓨터가 붙는 구조는 확실히 편합니다.
- 터미널이 작업 공간인 제게 GUI 관제 화면은 생각보다 큰 장점이 아니었습니다.
- 현재 터미널 글자 깨짐은 도구 선택을 바꿀 만큼 치명적이었습니다.
Paseo는 터미널 대체제보다 여러 컴퓨터에서 같은 에이전트 작업을 이어보는 원격 관제 도구에 가깝습니다.
좋은 개념과 지금 당장 계속 쓸 수 있느냐는 별개였습니다. 왜 그렇게 느꼈는지 실제 구성부터 차례로 적어보겠습니다.
중심은 앱이 아니라 데몬입니다
Paseo는 Claude Code, Codex, OpenCode, Pi, OMP를 대체하는 새 에이전트가 아닙니다. 기존 CLI와 인증, 설정, 스킬, MCP 서버를 그대로 사용하면서 실행 상태를 한곳에서 관리하는 오픈소스 오케스트레이터입니다.
구조는 클라이언트와 서버로 나뉩니다.
- 코드를 실행할 장비에 Paseo 데몬을 띄웁니다.
- 데몬이 에이전트 프로세스와 워크스페이스를 관리합니다.
- 데스크톱 앱, 웹, 모바일 앱, CLI가 그 데몬에 접속합니다.
제가 확인한 구성은 이렇습니다.
| 항목 | 확인한 구성 |
|---|---|
| 데몬 장비 | Debian 기반 리눅스 데스크톱 |
| 데몬 버전 | 0.2.5 |
| 접속 장비 | Mac |
| Mac 클라이언트 | 0.3.0 |
| 로컬 수신 주소 | 127.0.0.1:6767 |
| 원격 연결 | Paseo 암호화 릴레이 |
| 확인된 에이전트 | Codex, OMP |
| 실제 상태 | OMP 에이전트 1개 실행 중 |
paseo status --json에서는 로컬 데몬이 running, 연결 대상이 reachable로 나왔습니다. paseo ls에서도 Mac 화면에서 보던 OMP 작업이 실행 중인 상태로 잡혔습니다.
Mac이 리눅스의 소스 폴더를 가져오는 구조는 아닙니다. 코드와 에이전트 프로세스는 리눅스에 있고 Mac은 그 상태를 보고 제어합니다. 이 차이가 Paseo의 장점을 만듭니다.
컴퓨터가 바뀌어도 같은 작업이 남습니다
Paseo에서 가장 마음에 든 부분입니다.
집 MacBook에서 에이전트에게 작업을 맡긴 뒤 앱을 닫아도 실제 프로세스는 리눅스 데몬에서 계속 움직입니다. 회사 컴퓨터를 같은 데몬에 연결하면 새 세션을 만들 필요 없이 기존 대화와 워크스페이스를 다시 열 수 있습니다.
세션을 한 컴퓨터에서 다른 컴퓨터로 복사하는 방식도 아닙니다. 여러 클라이언트가 이미 실행 중인 같은 에이전트를 바라봅니다. 집, 회사, 휴대폰 중 어떤 화면을 열어도 작업의 기준점은 데몬 하나입니다.
Paseo가 모바일 앱을 단순 알림창보다 크게 만드는 이유도 같습니다. 공식 설명 기준으로 모바일에서도 에이전트 대화, diff, 터미널, 이미지 첨부를 다룹니다. 2026년 8월 8일 공개된 0.3.0에는 새 모바일 터미널과 클립보드 이미지 붙여넣기, 워크스페이스·에이전트·브랜치 기록 검색, 한국어 UI가 추가됐습니다.

Paseo 공식 사이트의 모바일 앱 화면입니다. 여러 저장소와 브랜치 작업을 휴대폰에서 같은 목록으로 관리하는 구성을 보여줍니다.
제 리눅스 데몬은 아직 0.2.5라 0.3.0의 모든 기능을 직접 확인한 건 아닙니다. iOS 앱 0.2.3과 데몬 0.2.5 조합에서 이미지 선택기로 보낸 사진이 릴레이 크기 제한을 넘는 문제 #2668도 아직 열려 있습니다. 모바일까지 같은 흐름으로 묶는 방향은 좋지만 버전 조합에 따른 차이는 남아 있습니다.
Orca와 닮았지만 기준점이 다릅니다
두 도구 모두 여러 에이전트, Git 워크트리, 파일, diff, 터미널을 한 화면에서 다룹니다. 제가 써본 기준에서는 출발점이 달랐습니다.
| 비교 항목 | Orca | Paseo |
|---|---|---|
| 중심 개념 | 워크트리와 터미널을 묶은 ADE | 데몬에 연결하는 에이전트 관제 환경 |
| 주 사용 장면 | 데스크톱에서 여러 작업을 병렬 관리 | 여러 장비에서 같은 데몬을 관리 |
| 워크트리 | 핵심 작업 모델 | 선택 가능한 격리 방식 |
| 원격 접근 | 데스크톱 작업 공간과 컴패니언 흐름 | 릴레이·직접 연결·Tailscale |
| 제게 가까운 표현 | 터미널 대체제 | 셀프호스팅 에이전트 관제실 |
Orca에서는 워크트리를 고르고 그 안의 터미널, 브라우저, 파일을 오가는 흐름이 자연스러웠습니다. 터미널이 중심이고 나머지 기능이 주변에 붙어 있어서 제 사용 방식과 잘 맞았어요.
Paseo는 에이전트 대화와 상태, 파일, diff를 GUI로 정리한 관제 화면의 성격이 더 강했습니다. 원격 데몬에 붙는 기능은 편했지만 데스크톱 앞에 앉아 있을 때는 계층이 하나 더 생긴 느낌이었어요. 결국 터미널 탭을 다시 열면서 “그러면 기존 터미널과 무엇이 다른가?”라는 생각이 남았습니다.
기능은 단순 원격 터미널보다 넓습니다
Paseo도 git worktree를 지원하지만 모든 작업에 강제하지는 않습니다. 일반 로컬 폴더를 워크스페이스로 등록할 수도 있고, 병렬 작업이 필요할 때만 새 브랜치와 워크트리를 만들 수도 있습니다.
워크트리 기본 경로는 $PASEO_HOME/worktrees/ 아래입니다. 저장소의 paseo.json에는 생성 직후 실행할 설치 명령, 종료 시 정리 명령, 테스트나 개발 서버 스크립트를 넣습니다. 서비스 포트도 워크스페이스마다 따로 배정하고 데몬이 프록시할 수 있습니다.
CLI 범위도 넓습니다.
paseo run "로그인 오류 원인을 찾아줘"
paseo ls
paseo attach <agent-id>
paseo send <agent-id> "회귀 테스트도 확인해줘"
에이전트 시작, 상태 확인, 실시간 출력 연결, 후속 지시뿐 아니라 워크스페이스, 터미널, 반복 루프, 예약 실행까지 CLI에서 관리합니다. 기능이 부족해서 터미널로 돌아간 건 아닙니다. GUI로 정리된 작업 공간 자체가 제게 크게 필요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터미널에서 흐름이 끊겼습니다
GUI가 취향에 안 맞는 정도였다면 계속 써봤을 겁니다. 실제로는 Paseo 터미널을 여는 순간 더 큰 문제가 생겼습니다.
처음에는 Nerd Font 아이콘이 제대로 나오지 않았습니다. Paseo 터미널은 Kitty나 Ghostty 설정을 가져오는 게 아니라 xterm 렌더러와 앱의 코드 글꼴 설정을 사용합니다. 공식 이슈 #76은 0.1.88부터 Appearance에서 사용자 코드 글꼴을 지정할 수 있게 됐다며 닫혔고, 현재 소스에도 여러 Nerd Font 이름과 Symbols Nerd Font가 기본 후보로 들어 있습니다.
그런데 아이콘 몇 개가 빠지는 수준이 아니었습니다. 이전에는 괜찮던 터미널 글자가 Mac 클라이언트를 0.3.0으로 올린 뒤 전반적으로 깨지기 시작했습니다.
발생 시점만 보면 0.3.0 회귀가 의심됩니다. 다만 리눅스 데몬은 여전히 0.2.5이고, 0.3.0 변경 기록에는 데스크톱 글꼴 렌더링 변경이 없습니다. 8월 8일 현재 같은 증상을 특정한 새 이슈도 찾지 못했습니다. 업데이트 뒤 증상이 생긴 건 맞지만 원인은 아직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한중일 문자와 관련된 별도 문제는 열려 있습니다. 이슈 #2193에 따르면 터미널 스냅샷과 캡처를 만들 때 한중일 문자의 두 번째 셀을 실제 공백으로 저장해 中文을 中 文으로 바꿉니다. 재접속 뒤 복원 화면이 더 깨져 보였다면 일부 관련이 있을 수 있지만, 제가 본 전체 증상을 설명하지는 못합니다.
이미지 붙여넣기도 터미널에서는 동작하지 않았습니다. 현재 구현에서 터미널 붙여넣기는 문자열만 PTY 입력으로 보냅니다. 클립보드 이미지를 에이전트 첨부 파일로 바꾸는 기능은 채팅 입력창 쪽에 있고 터미널 탭에는 없습니다.
이미지 입력은 돌아갈 다른 길이라도 있습니다. 터미널 글자 깨짐은 달랐습니다. 코드를 읽고 명령을 내리는 기본 화면을 믿을 수 없으니 제 작업 방식에서는 여기서 끝이었어요.
아직 빠르게 다듬는 중입니다
Paseo는 기능이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0.2.5가 나온 지 얼마 지나지 않아 0.3.0이 올라왔고, 같은 시기에 앱과 데몬, 모바일 기능이 함께 바뀌었습니다.
제가 쓰는 0.2.5 데몬 로그에는 릴레이 연결이 닫히는 순간 WebSocket is not open: readyState 2 (CLOSING) 오류가 반복해서 남았습니다. 같은 증상을 다룬 이슈 #3005는 8월 8일 현재 열려 있습니다. 연결은 다시 살아났고 지속적인 데이터 손실은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워크스페이스 수명 주기에도 빈틈이 있습니다. 이슈 #2253에는 에이전트 생성이 실패한 뒤 빈 워크스페이스가 남고 CLI에서 정리하기 어렵다는 내용이 있습니다.
기능 목록은 이미 넓지만 릴레이, 모바일, 워크스페이스 정리처럼 실제 사용 경계는 아직 바뀌는 중입니다. 0.2.5 데몬과 0.3.0 클라이언트를 함께 쓰는 제 구성도 그 과도기에 걸쳐 있습니다.
원격인 만큼 보안 구조도 확인했습니다
Paseo 데몬은 코드를 다른 곳으로 복사하지 않습니다. 코드와 에이전트 프로세스는 데몬 장비에 남습니다. Claude Code나 Codex가 원래 사용하는 외부 API 통신은 그대로 이뤄집니다.
공식 릴레이는 포트를 열지 않고 데몬이 바깥으로 연결합니다. 공식 보안 문서에는 클라이언트와 데몬 사이 트래픽에 Curve25519 키 교환과 XSalsa20-Poly1305 인증 암호화를 사용한다고 적혀 있습니다. 릴레이 서버는 IP 주소, 연결 시각, 메시지 크기, 세션 ID 같은 메타데이터를 볼 수 있지만 메시지와 코드는 읽지 못하도록 설계됐습니다.
LAN, Tailscale, 자체 터널을 이용한 직접 연결도 가능합니다. 기본 수신 주소 127.0.0.1:6767은 로컬에서만 열립니다. 0.0.0.0으로 바꾸면 같은 네트워크의 다른 장비에서도 접근할 수 있고 비밀번호와 방화벽 설정이 필요합니다. 비밀번호는 접근을 막지만 통신 자체를 암호화하지는 않습니다.
에이전트 권한은 데몬을 실행한 사용자 계정을 따릅니다. Docker를 쓰더라도 마운트한 폴더와 전달한 인증 정보는 에이전트가 읽을 수 있습니다. 셀프호스팅과 자동 격리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누구에게 잘 맞을까
Paseo가 잘 맞는 흐름은 분명합니다.
- 리눅스 데스크톱, Mac mini, 개발 서버를 에이전트 실행 장비로 따로 둡니다.
- 집과 회사 등 여러 컴퓨터에서 같은 에이전트 작업을 이어봅니다.
- Mac, Windows, 웹, 휴대폰에서 같은 데몬을 확인하고 제어합니다.
- 여러 CLI 에이전트와 워크트리를 GUI에서 한꺼번에 관리합니다.
반대로 터미널 하나가 작업의 중심이고 원격 접속이 자주 필요하지 않다면 장점이 줄어듭니다. 저처럼 글꼴과 터미널 렌더링에 민감한 사람에게는 현재 글자 깨짐이 더 크게 느껴질 수밖에 없습니다.
정리하면
Paseo에서 가장 좋았던 건 여러 컴퓨터가 같은 데몬에 붙는 구조였습니다. 집 MacBook에서 보던 에이전트를 회사 컴퓨터에서 다시 열고, 휴대폰에서도 상태를 확인하는 흐름은 분명 편합니다. 작업을 옮기는 게 아니라 이미 실행 중인 작업에 다른 화면으로 들어가는 방식이라 끊김도 적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Orca로 돌아가려고 합니다. GUI가 취향에 안 맞는 건 둘째 문제입니다. 터미널 글자가 깨지는 건 제게 너무 큰 결함이에요. 0.3.0 클라이언트 회귀인지 다른 글꼴·렌더링 문제인지 확인되고 고쳐지기 전까지는 Orca와 기존 터미널 조합이 더 낫습니다.
Paseo를 영구히 접겠다는 뜻은 아닙니다. 여러 컴퓨터에서 같은 작업을 이어가는 개념은 마음에 들었습니다. 터미널 문제가 해결되면 다시 확인해볼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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