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새벽 런던에서 열린 갤럭시 언팩을 봤습니다. 갤럭시 Z 폴드와 갤럭시 워치는 예상 범위 안이라 크게 끌리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스마트 글라스가 나오자 다시 화면을 봤습니다.
이름은 아직 갤럭시 글라스가 아닙니다. 삼성의 공식 명칭은 Intelligent Eyewear. 구글과 젠틀몬스터, 와비파커가 함께 만든 첫 제품군인데 가격과 정확한 출시일은 아직 없습니다. 구글이 첫 오디오 글라스를 2026년 가을에 내놓겠다고 예고한 정도입니다.

젠틀몬스터 모델과 와비파커 모델. 출처: 삼성전자
이번 발표에서 확인된 핵심
이번 제품은 눈앞에 화면을 띄우는 증강현실 안경이 아닙니다. 카메라와 마이크로 주변을 이해하고, 오픈형 스피커로 제미나이의 답을 들려주는 오디오 스마트 글라스입니다. 디스플레이가 들어간 모델은 이후에 나옵니다.
| 항목 | 공개된 내용 |
|---|---|
| 플랫폼 | Android XR |
| 인공지능 | Google Gemini, Bixby 선택 가능 |
| 칩 | Qualcomm Snapdragon AR1 Gen 1 |
| 입력 | 음성, 안경 터치, 연결 기기의 제스처 |
| 출력 | 오픈형 스피커 기반 음성 안내 |
| 카메라 | 사진·동영상 촬영, 제미나이 시각 인식 |
| 배터리 | 한 번 충전으로 최대 9시간 |
| 충전 케이스 | 최대 7회 추가 완충 |
| 스마트폰 | 안드로이드와 iOS 연동 예정 |
| 출시 | 첫 오디오 모델 2026년 가을 예정 |
9시간은 꽤 공격적인 수치입니다. 삼성 설명대로라면 동영상 촬영과 Gemini Live를 섞어 써도 하루 외출을 버틸 수 있습니다. 다만 실제 사용 시간과 케이스 크기는 제품이 나온 뒤 확인해야 합니다.
젠틀몬스터 모델: 각진 검정 프레임

곧게 뻗은 윗선과 둥글게 다듬은 아랫선이 특징입니다. 출처: 삼성전자
사진을 처음 봤을 때 더 눈에 들어온 쪽은 젠틀몬스터였습니다. 광택이 있는 검정 프레임에 윗선은 거의 직선으로 뻗고 아랫부분만 부드럽게 둥글렸습니다. 전면 폭도 넓고 모서리도 각져 있습니다. 전자기기를 안경 안에 감추기보다 패션 아이템으로 밀어붙인 모습입니다.
전면 모서리의 카메라와 굵은 안경다리, 상단 조작부는 사진에서도 바로 보입니다. 전자 부품을 완전히 숨기지는 못한 셈입니다. 그래도 기존 스마트 글라스보다는 실루엣이 정돈됐습니다. 삼성 설명으로는 가볍고 세련된 프레임을 목표로 이마와 귀 주변의 착용감도 반복해서 조정했다고 합니다.
젠틀몬스터 특유의 검정 사각 프레임을 좋아한다면 두 모델 중 이쪽이 자연스럽습니다. 저도 디자인만 고르면 젠틀몬스터 모델입니다. 다만 지금 고를 수 있는 건 디자인뿐입니다. 모델명과 무게, 도수 렌즈 주문 방식, 가격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습니다.
와비파커 모델: 갈색과 올라간 브로 라인

살짝 올라간 브로 라인과 짙은 갈색 프레임을 적용했습니다. 출처: 삼성전자
와비파커는 반대쪽입니다. 짙은 갈색 프레임에 양쪽 끝이 살짝 올라간 브로 라인을 넣었습니다. 젠틀몬스터의 각진 인상보다 캣아이에 가깝고, 일상에서 쓰는 안경이나 선글라스처럼 보입니다.
공개 사진에는 갈색 틴트 렌즈가 들어가 있습니다. 이 모습 그대로 출시되는지는 모릅니다. 삼성은 여러 프레임 색상과 렌즈를 준비한다고만 밝혔기 때문에 사진 속 선글라스 형태만 판매된다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와비파커는 온라인 안경 판매와 도수 렌즈 경험이 많은 브랜드입니다. 그래서 실제 제품에서 주문과 피팅을 어떻게 연결하느냐가 이 협업의 중요한 부분입니다. 정식 이름과 무게, 렌즈 옵션, 가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젠틀몬스터와 와비파커, 무엇이 다른가
두 모델의 기능과 내부 플랫폼은 같습니다. 차이는 우선 프레임 디자인과 착용 이미지입니다.
| 비교 | 젠틀몬스터 | 와비파커 |
|---|---|---|
| 색상 | 광택 있는 검정 | 짙은 갈색 |
| 전면 형태 | 직선적인 윗선, 각진 사각형 | 양끝이 올라간 브로 라인 |
| 인상 | 패션 중심, 존재감이 강함 | 일상적이고 부드러움 |
| 공개 렌즈 | 투명 렌즈 | 갈색 틴트 렌즈 |
| 공통 기능 | 카메라, 마이크, 오픈형 스피커, Android XR, Gemini | 카메라, 마이크, 오픈형 스피커, Android XR, Gemini |
구글이 5월 개발자 행사에서 보여준 검정 젠틀몬스터 모델과 짙은 녹색 와비파커 모델까지 합치면 지금까지 공개된 프레임은 최소 네 종류입니다. 삼성은 더 많은 스타일과 색상, 렌즈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한 가지 공용 프레임만 파는 대신 패션 브랜드별 컬렉션으로 확장하려는 전략으로 보입니다.

왼쪽은 젠틀몬스터, 오른쪽은 와비파커 모델입니다. 출처: 삼성전자
제미나이로 무엇을 할 수 있나
안경 다리를 누르거나 헤이 구글이라고 부르면 제미나이를 실행할 수 있습니다. 삼성과 구글이 공개한 기능은 꽤 많습니다.
- 눈앞의 사물과 장소를 카메라로 보고 설명하기
- 길 안내와 주변 장소 정보 듣기
- 긴 메시지를 요약하고 중요한 내용을 읽어 주기
- 통화, 문자 전송과 음악 재생
- 실시간 통역
- 화이트보드와 회의 내용을 촬영해 삼성 노트에 정리하기
- 1인칭 시점의 사진과 동영상 촬영, 실시간 화면 공유
- 대화의 맥락을 유지한 채 후속 질문과 여러 단계 작업 수행하기
갤럭시 생태계와의 연결도 강점입니다. 갤럭시 워치의 손동작으로 일부 기능을 조작하고, 보고 있는 내용을 삼성 노트로 넘길 수 있습니다. 다만 삼성 각주에 따르면 손동작 기능은 현재 Watch9을 통해서만 지원됩니다. 일부 기능은 네트워크 연결과 호환되는 기기, 앱이 필요합니다.
화면이 없다는 점은 꼭 알고 봐야 한다
증강현실 안경을 기대했다면 여기서 한 번 멈춰야 합니다. 첫 모델에는 지도와 알림, 자막을 눈앞에 보여주는 디스플레이가 없습니다. 답은 눈이 아니라 대부분 귀로 받습니다.
젠틀몬스터와 와비파커 협업은 분명 주목할 만합니다. 하지만 공개된 두 제품 모두 스마트 글라스에서 반복되어 온 두꺼운 뿔테 디자인을 벗어나지는 못했습니다. 배터리와 기판, 카메라와 스피커를 안경다리에 넣으려면 어쩔 수 없는 선택이겠지만, 패션 브랜드와 협업한 만큼 프레임의 실루엣까지 달라지길 기대했던 저한테는 아쉽습니다.
디스플레이가 없다는 점은 더 아쉽습니다. 제가 최근 관심 있게 본 Even G2 스마트 글라스와 방향이 정반대입니다. Even G2는 카메라와 스피커가 없는 대신 녹색 디스플레이로 텍스트와 터미널을 보여줍니다. 삼성 제품은 디스플레이 없이 카메라와 오디오 인공지능에 집중합니다.
이 차이가 제가 Even G2에 주목하는 이유입니다. 이번 일본 여행에서 Even G2와 Even R1을 구입하려고 생전 쓰지 않던 콘택트렌즈까지 구입해 적응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만큼 이번에는 화면이 있는 스마트 글라스를 직접 써 보고 싶습니다.
물론 Even G2에도 단점은 있습니다. 카메라가 없고 스피커도 없습니다. 스피커가 빠진 건 분명 아쉽습니다. 평소 클립형 보스 울트라 오픈 이어버드를 늘 끼고 다니고, 일본 여행에서 무선충전 케이스까지 따로 구입했을 정도로 자주 써서 저한테는 문제가 덜합니다. 다만 Even G2 소프트웨어가 외부 음향 기기로 소리를 내보내는 흐름까지 얼마나 매끄럽게 지원할지는 아직 알 수 없습니다.
그래도 지금 더 기대되는 쪽은 Even G2의 디스플레이와 R1의 조작감입니다. 안경다리를 계속 만지지 않고 손가락의 링으로 화면을 넘기고 음성 입력을 보내는 방식이 제가 스마트 글라스에서 원했던 사용법에 더 가깝습니다.
카메라 프라이버시는 해결됐을까
삼성은 촬영 표시등을 넣었고, 안경을 얼굴에 착용한 상태에서만 카메라가 작동하도록 만들었습니다. 표시등을 가리면 촬영도 중단됩니다. 일반 안경보다 몇 배 더 강한 내구성을 확보했고 관련 특허도 200개 이상 출원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래도 제 의문은 안경에 꼭 카메라가 필요한가 하는 점입니다. 인공지능이 제가 보는 시선을 자연스럽게 따라가며 눈앞의 사물과 장소를 이해하고 도움을 주는 경험은 분명 유용할 수 있습니다. 특히 시각장애인의 일상을 돕는 기능이라면 카메라의 가치가 훨씬 커집니다.
하지만 제가 얻는 편리함보다 촬영에 동의하지 않은 타인의 프라이버시를 침해할 가능성이 더 크게 느껴집니다. 상대방이 카메라 안경을 편안하게 받아들이는지는 기술적인 보호 장치와 별개의 문제입니다. 실제 커뮤니티 반응도 갈렸습니다. 카메라 없는 모델을 원하는 쪽이 있는가 하면, 카메라와 제미나이 조합의 접근성에 기대를 거는 쪽도 있었습니다. 저한테도 카메라는 이 안경을 가장 쓸모 있게 만들 기능이자, 구입을 가장 망설이게 하는 이유입니다.
표시등만으로 사회적 신뢰가 생기지는 않습니다. 촬영음에 관한 지역별 정책부터 저장 방식, 클라우드 전송 범위, 데이터 삭제 방법까지 실제 출시 정보가 나와야 판단할 수 있습니다.
아직 공개되지 않은 정보
지금은 가격부터 개인정보 설정까지 빈칸이 많습니다.
- 젠틀몬스터와 와비파커 모델의 가격
- 국가별 출시일과 한국 출시 여부
- 각 프레임의 무게와 크기
- 카메라 해상도와 저장 방식
- 방수·방진 등급
- 도수 렌즈 가격과 주문 방법
- 지원 스마트폰과 갤럭시 워치의 정확한 범위
- 촬영 데이터와 제미나이 대화의 개인정보 설정
특히 가격이 관건입니다. 디자인 브랜드 협업, Android XR, Snapdragon AR1, 충전 케이스를 감안하면 일반 안경 가격으로 나오기는 어렵습니다. 가격이 발표되기 전에는 메타 레이밴과 직접 비교하기도 이릅니다.
누구에게 맞을까
젠틀몬스터 모델은 검정 사각 프레임을 좋아하고, 스마트 글라스를 전자기기보다 패션 아이템으로 보이게 하고 싶은 사람에게 잘 맞습니다. 와비파커 모델은 갈색 프레임과 부드러운 인상, 일상적인 착용성을 우선하는 사람에게 더 어울립니다.
기능 기준으로는 화면보다 음성 안내를 선호하고, 갤럭시 스마트폰과 워치를 이미 쓰며, 카메라 기반 제미나이 기능이 필요한 사람을 겨냥합니다. 반대로 눈앞에 텍스트나 내비게이션을 표시하는 안경을 원하거나 카메라 안경이 부담스럽다면 첫 세대는 기다리는 편이 낫습니다.
마무리
이번 언팩에서 폴드와 워치보다 스마트 글라스가 더 기억에 남은 건 접근 방식 때문입니다. 삼성과 구글이 젠틀몬스터와 와비파커를 앞세워 인공지능 안경을 먼저 안경처럼 보이게 하려 한 선택은 좋았습니다. 그런데 결과물은 여전히 스마트 글라스에서 익숙한 두꺼운 뿔테 안에 머물렀고, 제가 가장 기대한 디스플레이도 빠졌습니다. 패션 브랜드가 마감과 인상은 바꿨지만 제품의 형태와 사용법까지 바꾸지는 못했습니다.
두 제품 중 디자인만 고르면 검정 사각 프레임의 젠틀몬스터 모델입니다. 그래도 실제로 더 사고 싶은 건 화면과 R1 조작계를 갖춘 Even G2입니다. 카메라와 스피커가 없다는 단점까지 알고 있지만, 무엇을 더 넣었느냐보다 무엇을 빼고 남겼는지가 더 눈에 들어옵니다. 지금 제가 스마트 글라스에서 써 보고 싶은 기능도 그쪽에 더 가깝습니다.
삼성 제품도 새로운 사용 방식을 시험한다는 점에서는 반복되는 폴더블폰 업데이트보다 훨씬 궁금합니다. 가을 출시 전까지 가격과 한국 판매 여부, 도수 렌즈 정책, 카메라 데이터 처리 방식이 어디까지 공개되는지 지켜볼 생각입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