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7월 1일) 오랜만에 Claude를 켰는데 모델 선택창에 익숙한 이름이 다시 떠 있더라고요. Claude Fable 5. 6월 중순에 조용히 사라졌던 그 모델이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돌아와 있었습니다. 반가운 마음에 바로 눌러보다가, 안내 문구를 보고 표정이 조금 굳었어요. “7월 7일까지 주간 사용량의 최대 50%까지 포함, 이후 유료 크레딧으로 전환.” 아, 이거 그냥 마냥 좋아할 소식이 아니구나 싶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Fable 5가 왜 사라졌다가 돌아왔는지, 그리고 왜 지금 당장 써봐야 하는지를 정리해 봤어요.

Fable 5가 뭐였더라#
Fable 5는 앤트로픽이 6월 9일에 내놓은 정식 출시 모델 중 가장 강력한 라인업입니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지식 작업, 비전, 과학 연구 같은 영역에서 거의 모든 벤치마크를 갈아치웠다고 발표했죠. 개인적으로 인상 깊었던 건 이런 대목이었어요.
- 코드 작업: 몇 달치 작업을 며칠로 압축, 특히 대규모 코드베이스 마이그레이션에 강함
- 비전: 과학 논문 그림에서 데이터를 추출하고, 스크린샷만 보고 웹앱을 다시 만들어냄
- 롱컨텍스트: 100만 토큰(1M) 컨텍스트 전체에 걸쳐 집중력을 유지, 최대 출력은 128K 토큰
- 사고 과정: thinking이 항상 켜져 있고, 원본 추론 과정은 공개되지 않으며 요약만 볼 수 있음
모델 ID는 claude-fable-5. 참고로 같은 성능·가격의 쌍둥이 모델인 Mythos 5(claude-mythos-5)도 있는데, 이건 Project Glasswing 파트너와 신뢰받는 연구자만 접근할 수 있는 제한판이에요. Fable은 일반 사용자에게 “안전하게 이야기되는” 버전, Mythos는 특정 도메인 안전장치를 걷어낸 기저 모델이라는 네이밍 차이라고 하네요.
그런데 왜 사라졌었나#
여기서부터가 이번 사건의 핵심입니다. 출시하고 딱 사흘 뒤인 6월 12일(금), 미국 정부가 Fable 5와 Mythos 5에 수출통제를 걸었어요.
발단은 Amazon 연구진의 보고서였습니다. Fable 5의 안전장치를 우회하는 프롬프트를 넣었더니 모델이 여러 소프트웨어 취약점을 짚어냈고, 한 사례에서는 그 취약점을 실제로 익스플로잇하는 코드까지 만들어냈다는 내용이었죠. 정부는 이 보고를 인지한 뒤 곧바로 통제 명령을 내렸습니다.
문제는 이 명령이 “외국 국적자의 접근을 제한하라"는 것이었는데, 앤트로픽 입장에서 실시간으로 국적을 확인할 방법이 없었다는 거예요. 명령이 즉시 발효되다 보니, 결국 회사는 전 세계 모든 사용자를 대상으로 두 모델의 접근을 통째로 막아버렸습니다. 출시 사흘 만에 최강 모델이 증발한 셈이죠.
어떻게 돌아왔나#
다행히 오래 걸리진 않았어요. 6월 30일 수출통제가 해제됐고, 7월 1일 전 세계에 다시 풀렸습니다. Claude Platform, Claude.ai, Claude Code, Claude Cowork에서 모두 쓸 수 있게 됐어요.
앤트로픽은 그냥 되돌린 게 아니라 새로운 분류기(classifier)를 얹어서 재배포했습니다. 사이버보안 관련 작업을 더 강하게 차단하도록 만든 거죠. 공식 발표에 따르면 “Amazon 보고서에서 지목된 그 기법은 99% 이상의 경우에서 차단된다"고 합니다. 회사는 이걸 “여태껏 모델에 적용한 것 중 가장 강력한 안전장치"라고 표현했어요.
실제로 Fable 5는 안전 분류기가 요청을 거부하면(refusal) Opus 4.8로 대체(fallback)되도록 설계돼 있습니다. 그래서 코딩 같은 일부 일상적인 작업도 초반엔 좀 더 깐깐하게 걸릴 수 있다고 미리 공지했더라고요. 최강 성능을 되찾는 대가로 안전벨트를 몇 개 더 채운 셈입니다.
진짜 문제는 여기서부터: 7월 7일 유료 크레딧 전환#
자, 이제 제가 표정이 굳었던 부분입니다.
재배포되면서 앤트로픽은 구독자 무료 이용 창을 다시 열었는데, 이게 7월 7일까지만이에요. 그 기간에도 무제한이 아니라 주간 사용 한도의 최대 50%까지만 Fable 5를 쓸 수 있습니다. 대상은 Pro, Max, Team, 그리고 일부 Enterprise 요금제고요.
그리고 7월 7일 이후에는 구독자도 유료 크레딧(usage credits)을 사서 API 요율로 써야 합니다. 매달 구독료를 내고 있는데도, 이 모델만큼은 별도 크레딧을 충전해서 쓰라는 거죠.
솔직히 이 정책은 좀 별로예요. 원래 6월 9일 최초 출시 때는 6월 9일부터 22일까지 추가 비용 없이 준다고 했었는데, 통제 사태로 시계가 리셋되면서 무료 기간이 오히려 더 짧아진 셈이 됐습니다. 구독자 입장에서는 “돌아온 건 반갑지만, 정작 며칠 뒤면 또 지갑을 열어야 하네?” 하는 상황인 거죠. 이미 매달 돈을 내는 사람에게 최상위 모델을 다시 유료 장벽 뒤에 두는 방식은, 재출시의 반가움을 좀 깎아먹는다는 생각이 듭니다.
가격이 얼마나 비싸냐면#
유료 크레딧으로 넘어가면 정확히 이 요율이 적용됩니다.
| 모델 | 입력 (1M 토큰) | 출력 (1M 토큰) |
|---|---|---|
| Claude Fable 5 | $10.00 | $50.00 |
| Claude Opus 4.8 | $5.00 | $25.00 |
| Claude Sonnet 5 (인트로) | $2.00 | $10.00 |
보시다시피 Fable 5는 앤트로픽 모델 중 가장 비쌉니다. 바로 아래 티어인 Opus 4.8의 정확히 2배, Sonnet 5 인트로 요율의 약 5배예요. 출력 토큰 100만 개에 $50이면, 긴 코드 마이그레이션이나 롱컨텍스트 작업을 몇 번 돌리다 보면 크레딧이 훅훅 녹는 게 눈에 보입니다.
그래서 결론은 명확해요. 아직 구독에 포함되는 7월 7일 전에, 굳이 유료로는 안 써봤을 무거운 작업들을 지금 몰아서 돌려보자는 겁니다. 저는 마침 미뤄뒀던 레거시 코드 리팩터링 건이 있어서, 이번 주 안에 Fable 5로 한번 갈아보려고요.
정리하면#
- 6/9 출시 → 6/12 미국 수출통제로 전면 중단 → 6/30 통제 해제 → 7/1 전 세계 재배포
- 재배포판은 사이버보안 작업을 더 강하게 막는 새 분류기 탑재, 거부 시 Opus 4.8로 fallback
- 7/7까지 구독자(Pro/Max/Team 등)는 주간 한도 50%까지 무료 → 이후 유료 크레딧 전환
- 요율은 입력 $10 / 출력 $50 (1M 토큰당), 앤트로픽 최고가
돌아온 것 자체는 분명 반가운 소식이지만, “구독자조차 며칠 뒤면 또 결제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은 복귀라는 점은 짚고 넘어가고 싶었어요. 어쨌든 무료로 만져볼 수 있는 시간이 얼마 안 남았으니, 관심 있으신 분들은 이번 주 안에 한번 제대로 굴려보시길 권합니다.
여러분은 Fable 5 써보셨나요? 재출시하자마자 유료로 돌리는 앤트로픽 정책, 어떻게 보시는지 댓글로 알려주세요. 비슷하게 “돌아왔다 좋아했다가 가격표 보고 멈칫한” 경험 있으신 분도 있을 것 같네요.
참고 자료#
- Redeploying Claude Fable 5 — Anthropic 공식 발표
- Claude Fable 5 and Claude Mythos 5 — Anthropic 공식 발표
- Anthropic’s Claude Fable 5 Available Again After U.S. Lifts Export Controls — MacRumors
- Claude Fable 5 is making a dramatic return with ’extraordinarily strong’ safeguards — 9to5Google
- Claude Fable 5 Pricing: The July 7 Usage-Credits Switch — Digital Applied
